벌써 제가 한국농인LGBT+에 들어온 지 9개월이 되었는데요, 이번에 처음으로 수어통역을 서게 됐습니다! 🙌 바로 지난 11월 22일, 이태원 광장에 열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진입니다. 🏳️⚧️

한국농인LGBT+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진에서 농접근권을 실천했다.
처음 보석 님께서 통역을 서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주셨을 땐 걱정이 앞섰어요. 수어통역사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, 수어 실력도 아직 서툴기 때문에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. 😬 그래서 처음엔 어려울 것 같다고 거절했었어요. 그런데 보석 님께서 계속 해달라고 부탁을 하셔서 결국 승낙하게 되었습니다.
제 실력으로 수어통역을 서야 했기에 두려움이 컸어요. 🫣 그래서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려고 했습니다. 미리 대본을 수어로 번역하고, 한국농인LGBT+ 활동가들한테 잘 번역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어요. 처음에는 시간 상관 없이 번역을 했었는데, 수진 님께서 음성 발화 속도가 빠를 수 있으니 들으면서 통역하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셨어요. 그래서 제 목소리를 녹음해서 사흘간은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외우다시피 연습했어요.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 앞에 서니 긴장되고 부담되더라고요. 😅
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제가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당사자의 발언을 통역했을 때인데요. 🤗 저 역시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통역 준비를 특히 더 열심히 했어요. 🏳️⚧️ 여러번 읽어보며 발언 내용에 공감하면서 통역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.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추모받고 싶지 않은 죽음을 추모해야 하는가,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 추모는 죽은 자를 위로하는 것이 아닌 산 자가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 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.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당사자의 발언을 통역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. 심지어 첫 통역에서 말이에요. 😚

해인 활동가가 무대에서 수어통역을 하고 있다.
좋은 소식을 하나 더 공유하고 싶은데요, 통역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엄마가 제 정체성을 완전히 받아들인다고 말씀해주셨어요. 🌈🍀 제가 통역하는 모습을 보며, 뿌듯하기도 하고 제 정체성을 제가 얼마나 애정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느끼셨나봐요. 🥰 처음에 제가 커밍아웃했을 때, 엄마는 엄마로서 뭔가를 해야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, 이제는 그냥 공감,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으셨다고 해요. 덕분에 밤새 눈물을 쏟아냈습니다. 🥲🥲
첫 통역, 그리고 엄마의 인정까지. 다양한 감정을 느낀 하루여서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. 🥺 제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진에서 수어통역을 맡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. 🤭 이 기억을 가지고, 앞으로도 열심히 연습을 해서 더 나은 통역으로 앞으로 보답하겠습니다. ✌️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