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번 주제는 수어이름입니다. 제 수어이름은 이렇게 표현하는데요, 새끼 손가락을 들어올려 여자라는 뜻을 표현합니다. 예전에 수어이름을 만들 땐 여자와 남자 성별을 꼭 표시해야 했어요. 남자면 엄지 손가락, 여자면 새끼 손가락을 드는 식으로요.
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. 성별에 상관 없이 수어이름을 만들어도 괜찮습니다. 퀴어뿐 아니라, 이성애자도 모두 자기 정체성에 맞는 수어이름을 만들면 돼요. 남자라고 꼭 남자 수어이름을 쓸 필요가 없어요. 여자라고 꼭 여자 수어이름을 쓸 필요도 없어요. 남자도 여자 수어이름을 쓸 수 있고, 여자도 남자 수어이름을 쓸 수 있어요. 성별 표시 없이 나다운 수어이름을 만들 수도 있죠.
이제 수어이름은 성별이 아니라 ‘나 자신’을 표현하는 이름입니다. 누구나 자기답게 만들 수 있어요. 제 수어이름에도 남자를 표시하거나, 여자를 표시하거나, 둘다 뺄 수도 있어요.
다만 모든 수어이름은 예의있게, 존중을 담아 만들어야 합니다. 수어이름은 농인이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아요. 수어이름은 농문화의 자산이고, 언어의 주인은 농인이기 때문이에요. 농인은 느낌으로 알 수 있어요. 어렸을 때부터 수어와 농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기 때문이에요. 그래서 농인이 만들어주는 것이 자연스럽고 특별해서 좋습니다.